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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루엣의 창조자, 모델리스트 - 제일모직 신사복 모델리스트 박대남 과장을 만나다!

정장의 생명은 실루엣! 화려한 색상과 문양을 쓸 수 있는 여성복과 달리 남성복은 소재도 한정되어 있고, 색상도 단조로워서 옷을 입었을 때 드러나는 라인만으로도 느낌이 확 차이나기 때문이죠. 이 실루엣을 만드는 사람이 바로 '모델리스트'입니다! 디자이너가 그린 그림을 실제 옷으로 만들어내기 때문에 모델리스트를 ‘패션계의 마술사’라고도 하는데요. 얼마 전 서울모드 졸업작품전에서 국내 정상급 디자이너와 나란히 멘토로 참여한 제일모직 대표 모델리스트, 신사복팀 박대남 과장을 통해 모델리스트의 모든 것을 알아봤습니다!

제일모직 신사복 모델리스트 박대남 과장

'모델리스트'란?


1880년대, 미국의 봉제소에서 활동했던 초창기 모델리스트의 모습

출처: http://www.flickr.com/photos/kheelcenter/5279008929/

원래 모델리스트는 단순히 디자이너가 그린 그림을 보고 실제로 옷을 만들 수 있도록 본을 떠서 샘플을 만드는 일을 했어요. 디자인 스케치를 사람 몸에 맞게 수치화해서, 2차원이던 천 조각에 3차원의 입체감을 불어넣는 작업이죠. 한국에서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이런 일을 하는 양복 봉제사를 ‘양복쟁이’ 혹은 ‘재단사’,‘패턴사’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다 옷을 대량생산하고 수출까지 하면서부터는, 이들의 역할이 갈수록 커지면서 '전문직'이라는 의미를 포함하는 ‘모델리스트’라는 말을 많이 쓰기 시작했어요. 이제 모델리스트는 스케치를 입체화하고 원단 특성, 제품 용도를 알아보는 일뿐 아니라 고객 스타일과 외국시장의 특성까지 파악해야 하는 위치에 올랐습니다.

모델리스트[modelist]
사전적 의미: 옷본을 만드는 사람
성격상 의미: 옷을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을 총괄하는 사람

모델리스트와 디자이너의 관계는?


모델리스트는 이제 단순히 디자이너에게 스케치를 받아서 본만 뜨는 사람이 아닙니다. 디자이너의 감수성을 공유하고 실루엣을 만들죠. 현장에서 어떤 식으로 만들어야 하고, 옷을 완성하면 어떤 식으로 연출을 해야 하는지까지 모두 생각합니다. 그래서 디자이너만큼 감각이 섬세하고, 유행에 민감해야 해요.

옷매무새를 살피고 있는 박대남 과장


디자이너와 모델리스트는 굉장히 밀접한 관계입니다. 때로는 부부처럼 싸우기도 하지만요. 디자이너가 자기 작품을 제대로 완성하기 위해서는 모델리스트에게 자신의 생각을 많이 표현해야 합니다. 마찬가지로 모델리스트도 어머니같은 마음으로, 디자이너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무슨 의도로 디자인을 한 것인지, 그런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잡아내야 하죠.

모델리스트가 되려면?


신사복 모델리스트 박대남 과장의 작업실


제대로 된 음식을 만들려면 음식의 맛뿐 아니라, 들어가는 재료나 차려내는 방법도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옷도 마찬가지예요. 디자인 스케치만 잘 그려 놓는다고 끝이 아닙니다. 어떤 소재를 어떤 실루엣으로 잡아서 어떤 부자재로 마감할 지. 그리고 옷을 완성한 후에는 어떻게 입고, 연출하는지까지 모두 이해하고 있어야 해요.
 
아직 ‘모델리스트’와 ‘패턴사’를 헷갈리는 사람이 많지만, 제일모직에서는 이런 전체적인 부분을 모두 이해할 수 있을 만큼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을 ‘모델리스트’라고 부릅니다. 그러니까 ‘모델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기초부터 차근차근 배워 실무경험을 쌓아 올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패션과 관련된 분야에서 다방면으로 전문성을 키워야겠죠?

패턴 작업을 하고 있는 모델리스트 박대남 과장


모델리스트가 되기 전에는요? 숙녀복 공장에서 재봉질도 했고, 봉제 공장에서 재단도 했죠. 생산현장에서 영업과 물류납품 같은 것도 해봤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옷을 만드는 전반적인 과정에서부터 유통까지 모두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디자이너의 그림을 진짜 옷으로 만드는 마술사, 모델리스트!


친구들과 졸업작품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같이 바느질 하고, 핀도 꽂아보고... 박대남 과장은 멘토를 맡으면서 20여 년 전의 학창시절로 돌아갔다고 합니다. 학생들이 스케치를 가져오면, 그것을 보고 실루엣으로 어떻게 살릴지 함께 의논도 하고, 실제로 현업에서 했던 일과 거의 같은 것들을 지도했다고 해요.

제일모직 신사복 모델리스트 박대남 과장 @서울모드 졸업작품 패션쇼

예전에는 패션을 전공하는 학생 중에서도 모델리스트가 꿈이라고 콕 집어서 말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지금은 신입으로 모델리스트를 희망하는 학생들이 아주 많아요. 모델리스트가 되기 위해 현장에서 실습한다든지, 외국에서 아예 공부하고 들어오는 친구들이 점점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이번에 서울모드 학생들의 멘토를 맡으면서 학생들의 열정에 놀랐습니다. 앞으로 이런 기회를 자주 만들어서, 현업에서만 배울 수 있는 것들을 학생들도 부담 없이 경험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어요.

원단은 100여 가지의 봉제 공정을 거쳐야 비로소 사람의 체형에 가까운 실루엣이 나온다고 합니다. 마찬가지로 모델리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타고난 감각뿐 아니라 많은 경험이 필요해요! 어쨌거나 디자이너가 상상하고 디자인한 옷에 생명을 불어넣는 사람, 모델리스트는 매력적인 직업이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