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폐기물로 다시 건물을 짓는다면? '정크야드 프로젝트' 총괄디렉터 정구호와 함께한 Artist Ta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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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우리는 새것을 사는 만큼이나 가진 것을 버리는 걸 너무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고장 나지 않아도 싫증이 나면 버리고, 신제품이 나오면 이전 제품을 버리고, 편리함을 위해 일회용품을 즐겨 썼죠. 한편으로는 다양한 분야에서 이런 소비주의에 저항하는 운동을 펼치기도 합니다.

디자인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환경을 생각하는 '그린 디자인'과 '에코 디자인', 필요에 의한 디자인, 낭비 없는 환경 디자인을 지향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죠. 최근 제일모직도 컨템포러리 멀티숍 브랜드 '비이커(BEAKER)' 스토어를 통해 지속가능성과 지역성을 고려한 미래의 건축 디자인인 '정크야드 프로젝트'를 선보였는데요. 그 뒤에 어떤 스토리가 숨어있을지 궁금했던 분들을 위해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정크야드 프로젝트, MoA에서 그 베일을 벗다!

강연자로 나선 Junkyard Project의 총괄 크리에이티브 티렉터, 제일모직 정구호 전무

Artist Talk
서울대학교 미술관 Design Futurology 전시에 참여한 Junkyard Project의 총괄 크리에이티브 티렉터인 제일모직 정구호 전무는 프레스를 비롯해 전시와 미술, 건축 등에 관심 있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 'Artist Talk'를 열었습니다. 이 세미나에서는 전시에 참여하게 된 동기부터 Junkyard Project의 전시 작품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와 전시 기획 의도에 대한 정구호 전무의 의견을 들으며 한 층 편안하면서도 심도 있는 강연과 대담이 이루어졌습니다.

기간: 10월 30일부터 11월 1일까지 (3일간)
장소: 서울대학교 미술관 (MoA) 1층 오디토리움

건축 | 이성란, 김은미
인테리어 | RETROMINT
가구 | Fabrikr, MAEZM, 최정유

Creative Director | 정구호

정구호 전무의 설명에 귀 기울이는 청중들

패션계에 몸담고 있어 한때 옷을 쉽게 사고 쉽게 버리곤 했습니다. 그러다 소비주의적인 제 생활을 회의를 느끼고 반성하게 되었죠. 마침 비이커 총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게 됐고, '낡은 건물에서 나오는 자재로 새로운 건물을 만들어보는 게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처음에는 매장이 생겼다가 없어지는 과정에서 생기는 쓰레기라도 없애보자는 의미에서 재활용품으로만 이뤄진 소비공간, '비이커' 스토어를 구상했죠. 그래서 재활용이 목적인 '정크야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 제일모직 정구호 전무

건축 폐기물로 재탄생한 비이커 한남 매장 내부

버려진 가구를 인테리어에 사용하거나 또다른 가구로 활용한 모습

정크야드 프로젝트는 단순히 재활용 소재를 건축에 쓴 것이 아닙니다. 철거할 건물을 찾아 매장에 어울릴만한 외장재를 뜯어내고, 건축 폐기물을 비롯해 폐가구까지 직접 모았습니다. 건축 폐기물을 옮기는 과정에서 생기는 탄소 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지역도 수도권으로 한정했습니다. 철거 현장에 버려져 있던 수도꼭지는 탈의실 옷걸이, 침대 매트리스는 선반, 옷장 서랍은 계단으로 변신시켰습니다. 건축 폐기물과 폐가구를 콜라주해 기발하고 예술적인 분위기가 물씬한 멋진 공간을 완성한 것이죠.

물탱크로 만든 피팅룸은 전시 종료와 동시에 비이커 매장에서 실제 피팅룸으로 사용됩니다.

건물 옥상에 버려져 있던 이 물탱크는 비이커 매장의 피팅룸으로 재탄생했습니다. 접착제를 이용하는 것도 정크야드 프로젝트의 친환경 정신에 반하는 일이기에 끈으로 한땀 한땀 연결해 고정했습니다. 말 뿐이 아닌 제대로 된 친환경을 실현한 셈이죠. 'KUHO'의 소각대상 재고품으로 오브제를 만들어 전시하는 등 친환경 프로젝트를 간간이 시도했던 정구호 전무는 진정한 의미의 재활용 소비공간 '비이커' 스토어를 만들었습니다.

정크야드 프로젝트에 참여한 스태프마저 건물을 진열하기 전까지 '과연 괜찮은 걸까?' 하며 고민했지만, 물품 진열을 마치고 나니 아주 유니크하고 멋진 인테리어가 완성되었습니다.

- 제일모직 정구호 전무

인테리어부터 가구까지, 모든 것을 재활용했음에도 어색함 없이 모든 아이템과 잘 어우러지는 모습

끊임없는 재개발이 이루어지는 서울, 오늘도 도시 어딘가에서는 새로운 건물이 생깁니다. 하지만 그 자리에서 사라진 건물은 수많은 건축 폐기물을 남깁니다. 흉물로 남을 뻔한 철거 지역의 버려진 붉은 벽돌과 문짝, 가스관과 창문이 정크야드 프로젝트를 통해 이태원의 명물로 재탄생했습니다.

건축 폐기물이 이태원의 명물로 재탄생한 배경은?

이건축 연구소의 이성란 소장과 정구호 전무

최대한 구조물 원래의 모양을 유지하면서 비이커 매장에 맞는 디자인 과정을 거쳤습니다. 사실 이렇게 건축 폐기물을 다시 사용하면 비용이 일반 시공보다 최소한 1.5배 이상 들고, 건축 심의를 받는 것도 어려워서 이런 건축 프로젝트는 국내에서 이례적입니다.

특히 심의 때문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홍제동의 철거 예정인 한 기숙사의 창문을 쓰겠다고 디자인 심의를 받았는데, 한 달의 심의 과정을 거치고 나니 그 건물이 이미 사라져있었습니다. 할 수 없이 다른 곳에서 1980년대에 지어진 성당 건물의 건축 폐기물을 얻어다 달았더니 '왜 처음과 디자인이 다르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죠. 이런 어려움을 거쳤지만 노력이 아깝지 않게 독창적이면서도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와 뿌듯합니다.

- 김은미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정크야드 프로젝트에 참여한 가구 디자이너 Fabrikr

재건축 지역에는 버려진 집만큼이나 버려진 가구가 많습니다. 그래서 그 낡고 마모된 가구를 치유해 하나의 새로운 가구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마치 상처 난 곳에 약을 바르고 부러진 곳에 깁스하는 것처럼요. 오래된 가구에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재개발 지역의 삶과 기억을 재생하고 치유해 새로운 용도와 의미가 있는 가구로 재탄생하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습니다.

- 가구 디자이너 Fabrikr

정크야드 프로젝트가 보여준 진정한 친환경 솔루션

옷걸이를 제외하고는 모두 건축 폐기물을 재활용한 비이커 한남 매장 인테리어

오래된 것이 지닌 가치는 살리되 현재 상황에 맞게 다시 만드는 것, 재개발 지역을 재생하는 작업인 동시에 낭비적 재개발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한 정크야드 프로젝트는 환경에 대한 문제를 디자인 분야에서 어떻게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지 보여주었습니다.

이번 Artist Talk는 참석한 모든 분께 BEAKER가 직접 제작한 에코백을 증정해 환경에 대한 실천을 당부하기도 했습니다. 건축 폐기물을 기발하고 예술적인 아이디어로 바꾼 비이커 스토어, 단순한 쇼핑 공간을 뛰어넘는 새로운 문화를 기대해주세요.

서울 도심 잇플레이스에서 정크야드 프로젝트를 만나다!

비이커 한남
패션과 문화를 아우르는 스타일 특구로 진화하고 있는 이태원! 그리고 역시 진화한 멀티숍을 콘셉트로 한 비이커. 설치 미술 작품처럼 구현한 환경친화적인 인테리어와 오브젝트, 공간 구성은 이태원만의 이국적이고 문화적인 감성과 오묘하게 어우러져, 또 다른 감성의 쇼핑 문화를 경험하게 할 것입니다.

11AM ~ 8PM
용산구 한남동 738-36
070 4118 5216

비이커 청담
명품 브랜드가 밀집한 청담동에서 비이커 청담은 독특하고 개성 있는 감성의 리얼 트렌드 세터를 위한 유일무이한 공간입니다. 패션, 문화, 라이프스타일을 아우르는 다양하고 감각적인 셀렉션, 매 시즌 제안하는 최신 감성의 콘셉트, 그리고 건축 폐기물과 폐가구 등을 예술적으로 활용한 수준급 친환경 인테리어까지. 비이커 청담은 청담동에 새로운 감각을 전파할 것입니다.

11AM ~ 8PM
강남구 청담동 78-6
02 543 12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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