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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CULTURE NOW

[트렌드 이슈] 패션이 춤을 만나면?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났다! 창작 모던 발레 '포이즈(POISE)'

패션이 춤을 만나면?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났다! 창작 모던 발레 '포이즈(POISE)'


핑크빛 투투(tutu)를 입고 아름답게 춤을 추는 발레리나. 여자라면 한 번쯤 발레리나에 대한 환상을 가져본 적이 있을 텐데요. 우아한 몸짓의 발레리나에 대한 동경은 곧 패션으로 이어집니다. 망사 천을 덧대어 만든 풍성한 샤스커트와 토슈즈를 닮은 발레리나 플랫 슈즈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만나볼 수 있는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패션으로 들어온 발레. 그렇다면 춤에 빠진 패션 이야기는 어떨까요? 패션과 발레, 나아가 패션과 춤이 만난 이야기를 한번 들어볼까요? ^^


패션과 춤. 그 콜라보레이션의 역사


문화예술계에서 발레 혹은 춤과 패션의 만남은 이미 여러번 있었습니다. 샤넬의 창시자 가브리엘 샤넬(Gabrielle Bonheur Chanel)은 무용에 관심이 많았습니다. 러시아의 귀족들과 친분이 있던 그녀는 러시아에 대한 동경과 함께 발레에 관심을 두게 되었는데요. 그 이후로 유명한 발레기획자 '디아길레프 발레뤼스'를 후원하고 파리의 발레 공연 의상을 디자인하는 등 춤과 관련된 작업을 즐겼다고 합니다.

샤넬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칼 라거펠트(Karl Lagerfeld) 역시 2009년 ENB 발레뤼스의 100주년 기념공연 작품이었던 '빈사의 백조'의 의상을 디자인하기도 했죠.

영국의 천재 디자이너 알렉산더 맥퀸(Lee Alexander McQueen)도 같은 해에 'Eonnagata'의 의상을 디자인했습니다. 이 작품에서 맥퀸은 스타일리쉬한 여장 남자의 패션을 만들어냈고, 루이 15세의 왕실 의상을 정교하게 재현하며 찬사를 받았습니다.

알렉산더 맥퀸의 'Eonnagata'의상 디자인루이 15세의 왕실 의상을 정교하게 재현하며 찬사를 받은 알렉산더 맥퀸의 'Eonnagata'의상 디자인


꼼데가르송의 디자이너 가와쿠보 레이(Kawakubo Rei)는 전위적인 포스트 댄스의 창시자인 머스 커닝햄(Merce Cunningham)과 함께 '시나리오 전시'에서 범프 스타일의 울퉁불퉁한 무용복을 선보이며 컬렉션과 전시회를 합친 듯한 패션 무대를 만든 적이 있죠.

가와쿠보 레이의 범프 스타일 무대의상가와쿠보 레이의 범프 스타일 무대의상


이렇게 전 세계적으로 발레, 현대 무용 등 춤은 계속해서 패션과의 만남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최근 세계 무대예술 흐름이 '패션과 춤의 만남'으로 흐르고 있는 것과 같은 이야기예요. 물 흐르는듯한 움직임과 그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곡선은 패션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주고, 그렇게 탄생한 의상은 더 아름다운 움직임을 만들어냅니다.


정구호, 국립발레단 '포이즈(POISE)'를 만나다


패션과 춤의 만남은 우리나라에서도 계속됩니다. 이달 말 막을 여는 국립발레단의 창작 공연 '포이즈'에 참여한 KUHO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는 이번 작품에서 의상디자인은 물론 무대디자인과 연출에도 참여했다고 하는데요.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의 만남은 어떤 모습일까요?

국립발레단 창단 50주년 기념 모던 대작 '포이즈(POISE)'는?


국립발레단 창단 50주년을 맞이한 기념작 '포이즈(POISE)'는 국립발레단의 첫 창작 모던 대작입니다. 그동안 국내무대에서 쉽게 보지 못했던 창작 공연이라는 점에서 화제인데요. 여기에 KUHO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가 연출과 무대, 의상디자인을 맡았고,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인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볼레로'로 작품상 후보에 오른 안성수가 안무를 맡아 큰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트렌드 이슈] 패션이 춤을 만나면?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났다! 창작 모던 발레 '포이즈(POISE)'


국립발레단 50주년 기념작 '포이즈(POISE)'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오페라극장
기간 | 2012.06.29 ~ 2012.07.01

음악 |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연출 및 무대, 의상디자인 | 정구호
안무 | 안성수
출연 |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 최태지

클래식 음악과 미니멀리즘의 만남 '포이즈(POISE)'. 국립발레단 창단 50주년을 맞이한 기념작으로 국내 최정상급 무용수들이 한 무대에 오릅니다. 국립발레단 수석 발레리나 김지영, 김주원 두 스타와 차세대 주역으로 떠오르는 김리회, 이은원, 박슬기, 발레리노 이동훈, 이영철을 한 무대에 만날 수 있습니다.특히, 제일모직 정구호 디자이너가 전체 연출과 무대, 의상 제작에 참여해 패션과 춤의 새로운 만남을 표현한 것으로 주목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패션이 춤을 만나면?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났다! 창작 모던 발레 '포이즈(POISE)'패션과 춤의 만남. 국립발레단 50주년 기념작 '포이즈(POISE)'


이미 국립발레단과 2001년 '레이어(LAYER)'를 함께했던 정구호는 안무가 안성수와도 평소 KUHO 광고 작업 등으로 이미 여러 번 호흡을 맞췄습니다. 2009년에는 'KUHO 언더고잉아트 프로젝트'를 함께 하기도 했죠. 이들이 함께 만들어 낼 '포이즈'의 세상은 어떤 느낌일까요?


정구호의 감성과 상상력으로 탄생한 '포이즈'의 세상


평소 퍼포먼스 아트에 많은 관심이 있던 정구호는 지금까지 많은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연극과 무용, 영화, 광고계까지 섭렵한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새롭게 연출에 도전했는데요. 의상디자인은 물론 전반적인 기획과 연출, 무대디자인 등 디렉팅에 참여해서 정구호만의 감각과 상상력으로 가득 찬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패션이 춤을 만나면?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났다! 창작 모던 발레 '포이즈(POISE)'정구호의 전반적인 기획, 연출, 무대디자인, 의상 제작까지 참여로 태어난 '포이즈'


완벽한 균형의 카타르시스,포이즈(POISE)


'포이즈'는 기하학적 움직임의 무대와 구조적이면서도 미니멀한 의상,클래식  배경 음악 등 각기 다른 요소들이 마침내 하나가 돼 뿜어내는 완벽한 균형을 의미합니다. 즉, 세상의 모든 균형에 관해 이야기하는 작품이죠. 두개의 원판이 서로 엇갈려 돌아가며 기하학적인 움직임을 보여주는 무대, 구조적이면서도 미니멀한 의상, 쇼스타코비치와 바흐의 클래식 곡이 흐르는 배경 음악과 함께 발레의 고전적인 아름다움이 현대적으로 재탄생 합니다.

패션이 춤을 만나면?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났다! 창작 모던 발레 '포이즈(POISE)'조화와 균형을 의미하는 헥사 바이 구호의 로고


평소 균형과 조화에 관심이 많았던 정구호 전무의 KUHO 컬렉션 라인인 '헥사 바이 구호(hexa by kuho)'에도 이러한 균형에 대한 상징이 잘 나타나 있는데요. 헥사 바이 구호의 '헥사(hexa)'는 고대 그리스어로 숫자 6을 의미합니다. 동서양에서 숫자 6은 조화와 균형을 상징하는 가장 완전한 숫자죠.
패션이 춤을 만나면?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났다! 창작 모던 발레 '포이즈(POISE)' 패션이 춤을 만나면?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났다! 창작 모던 발레 '포이즈(POISE)'
패션이 춤을 만나면?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났다! 창작 모던 발레 '포이즈(POISE)' 패션이 춤을 만나면?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났다! 창작 모던 발레 '포이즈(POISE)'
의상 스케치


19세기 러시아 음악의 감성을 모던한 의상과 미니멀한 실루엣으로 표현


'균형'이라는 커다란 주제, 공연의 콘셉트와 철학을 담아 탄생한 디자인은 미니멀한 실루엣이 가장 먼저 눈에 띕니다. 전체적으로 흰색의 회전 무대는 블랙&화이트의 모던한 의상이 잘 어우러집니다. 특히 러시아 군복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의상은 러시아 군복 특유의 건축적인 느낌을 잘 담고 있어요.

또 춤 동작의 구조적인 느낌, 이번 작품의 배경음악인 19세기 초 러시아 작곡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음악의 제국주의적이고 딱딱한 느낌도 반영하고 있습니다.

패션이 춤을 만나면?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났다! 창작 모던 발레 '포이즈(POISE)'무용수의 자유로운 움직임에 방해가 되지 않는 의상

패션이 춤을 만나면?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났다! 창작 모던 발레 '포이즈(POISE)'가슴부터 발목까지 이어지는 미니멀한 라인


그렇다고 단순히 딱딱하기만 한 의상은 아닙니다. 춤을 출 때 입는 의상이기 때문에 안무와 동작, 무용수의 몸과 움직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디자인했습니다. 가슴부터 발목까지 이어지는 선은 단순하면서도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패션이 춤을 만나면?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났다! 창작 모던 발레 '포이즈(POISE)'러시아 군복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미니멀하게 표현한 '포이즈' 공연의 무대의상


패션은 단순히 옷을 넘어 스타일로, 문화로, 예술로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패션이 우리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이라면, 인생의 희로애락을 우리의 몸으로 표현하는 춤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장르의 구분을 넘어 패션과 춤의 만남은 어쩌면 필연적일지도 모릅니다. 정구호와 국립발레단이 만나 '포이즈'가 탄생한 것처럼 다음에는 또 어떤 새로운 만남이 이루어져 멋진 작품이 탄생할지 기대할 만하지 않을까요? ^^